요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상품 사진이나 광고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직접 스튜디오를 빌려 촬영하지 않아도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몇 분 만에 제품 배경을 만들거나 모델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와 SNS 광고용 이미지, 쇼핑몰 배너까지 AI를 활용하는 사업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부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AI로 만든 이미지를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사용하면 반드시 ‘AI 생성 이미지’라고 적어야 할까?”
이 질문이 나오게 된 이유는 2026년 1월 22일부터 국내에서 인공지능기본법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에게 AI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생성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실제 사람이나 상황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이미지·영상·음향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하거나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작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AI로 광고 이미지를 한 장 만든 사람도 모두 표시 의무를 지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느냐’뿐만 아니라 누가 어떤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입니다.
AI로 사진 만들었다고 모두 표시 대상은 아니다
인공지능기본법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개념은 ‘인공지능사업자’입니다.
법에서는 AI 관련 사업자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AI를 개발해 제공하는 사업자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업자가 제공한 AI를 이용해 AI 제품이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입니다. 단순히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동일한 사업자로 보는 구조는 아닙니다.
이 차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이 생성형 AI 서비스에서 봄 분위기의 배경 이미지를 만든 뒤 자신의 티셔츠 사진과 합성해 상세페이지에 사용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의 주요 사업은 의류 판매입니다.
AI 서비스를 개발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며, 고객에게 AI 기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생성형 AI를 작업도구처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의 모든 표시 의무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고객이 사진을 올리면 자동으로 AI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가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인공지능기본법상 투명성 의무를 검토해야 합니다.
현행법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사업자에게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AI에 기반해 운용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생성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표시 방식도 무조건 이미지 한가운데 커다란 글자를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시행령에서는 사람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표시뿐 아니라 기계가 판독할 수 있는 방식도 허용합니다. 다만 기계 판독 방식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생성형 AI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안내 문구나 음성 등으로 한 번 이상 제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쇼핑몰 사업자가 AI 이미지를 사용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내가 단순히 AI를 업무도구로 이용한 것인가, 아니면 AI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가?”
두 상황은 법적으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AI 모델 사진은 더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온라인 판매자가 AI 사진을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이미지라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공지능기본법은 AI 시스템을 이용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을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가 AI 생성물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하거나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에서 실제 모델을 촬영하지 않고 AI로 사람을 생성해 옷을 입은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사진만 보면 실제 모델이 해당 제품을 착용하고 촬영한 것처럼 보입니다.
또는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AI로 피부 이미지를 만들고 마치 제품을 사용한 뒤 피부가 개선된 실제 사례처럼 보여줬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배경을 AI로 꾸민 것과 성격이 다릅니다.
소비자가 이미지 속 인물이나 상황을 실제 촬영 결과라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 적용 여부를 떠나 사업자 입장에서는 AI로 생성한 실제형 이미지라면 이를 알 수 있도록 표시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상세페이지 하단이나 이미지 근처에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연출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입니다.’
같은 짧은 문구를 넣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품 자체의 크기, 색상, 사용 결과 또는 성능을 AI로 과도하게 변경해서 표현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AI 관련 규정과 별개로 상품 광고는 소비자가 제품의 실제 특성을 오인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가방의 크기는 작은데 AI 이미지에서는 노트북이 넉넉하게 들어가는 것처럼 표현하거나, 실제 음식의 양보다 훨씬 풍성하게 보이도록 생성한다면 구매자가 상품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AI 이미지를 쇼핑몰에서 사용할 때는 단순히
“표시 문구를 넣어야 하나?”
만 고민하기보다
“이 이미지가 실제 상품이나 실제 사용 결과를 소비자가 오해하게 만들지는 않는가?”
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사업자에게는 오히려 이 질문이 더 현실적으로 중요할 수 있습니다.
쇼핑몰·블로그·SNS 사업자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AI 기본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생성형 AI를 마케팅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규모 사업자에게 생성형 AI는 상당히 유용한 도구입니다.
예전에는 상품 배너 하나를 제작하려면 촬영, 모델, 장소, 디자인 등에 비용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제품 사진을 기반으로 계절별 배경이나 광고용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부분까지 AI를 이용했는지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장 부담이 적은 활용은 실제 상품 사진을 유지하면서 배경이나 장식 요소에 AI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커피잔 사진은 그대로 두고 주변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꾸거나, 실제 운동화를 촬영한 뒤 배경만 야외 러닝 코스로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에도 상품 자체의 형태나 색상이 실제와 달라지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AI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실제 사람이 아닌 AI 인물을 만들어 옷이나 액세서리를 보여주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실제 촬영으로 오인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이미지 주변이나 상세페이지에 AI 활용 사실을 간단히 밝혀두는 것이 사업자 입장에서도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실제 사용 전후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입니다.
체형 변화, 피부 변화, 인테리어 시공 결과, 음식 크기처럼 상품 구매 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소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실제 고객 사례나 실제 촬영 결과처럼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분위기 이미지보다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2026년 시행령에서는 표시 방법에도 일정한 유연성을 두고 있습니다.
AI 사용 사실이 제품명이나 화면, 결과물 등의 표현만으로 이미 명백한 경우나 사업자의 내부 업무에만 AI가 사용되는 경우에는 투명성 관련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6년 AI 기본법을
“AI 이미지는 무조건 워터마크를 붙여야 한다.”
라고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법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개발하거나 이용해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책임과 이용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투명성입니다.
일반 쇼핑몰 운영자가 업무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이미지에 같은 표시 의무가 자동으로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에서 인공지능사업자는 AI를 개발해 제공하거나, 제공받은 AI를 이용해 AI 제품 또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쇼핑몰 운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의 최소 기준만 따지는 것보다 소비자가 실제 사진과 AI로 만든 장면을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배경을 꾸미는 정도라면 활용 범위가 비교적 단순하지만, 실제 사람이 사용한 것처럼 보이거나 상품의 크기·효과·결과를 현실과 다르게 표현하는 경우라면 더 신중해야 합니다.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과 블로그, SNS 광고에서 AI 이미지는 더욱 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사업자라면 한 가지 기준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AI를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AI로 만든 결과물이 고객의 구매 판단을 잘못 이끌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2026년 AI 기본법은 AI 사용을 막기 위한 제도라기보다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자신이 접하는 서비스와 결과물의 성격을 알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AI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면 무조건 두려워하기보다 내 사업이 AI 제품·서비스 제공에 해당하는지,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콘텐츠인지, 소비자가 오인할 요소는 없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인공지능기본법 및 시행령을 기준으로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구체적인 적용 여부는 서비스 구조와 이미지 활용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